
가부키란
가부키는 4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일본의 전통 연극입니다. ‘가(歌, 음악)’ ‘부(舞, 무용)’ ‘기(伎, 연기)’의 세 요소가 하나 된 종합 예술로, 화려한 의상, 독특한 화장법 ‘쿠마도리(隈取)’, 대담한 무대 장치, 그리고 모든 역을 남성이 연기하는 ‘온나가타(女形)’의 전통이 특징입니다.

가부키 연목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역사적 사건이나 무장을 그리는 ‘지다이모노(時代物)’, 에도 서민의 생활과 연애를 소재로 한 ‘세와모노(世話物)’, 무용 중심의 ‘쇼사고토(所作事)’입니다. 2005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가부키의 역사
탄생: 이즈모노 오쿠니와 ‘가부키 오도리’
가부키의 기원은 1603년, 이즈모 대사의 무녀로 전해지는 이즈모노 오쿠니가 교토에서 선보인 ‘가부키 오도리’에 거슬러 올라갑니다. ‘가부쿠’란 ‘기울다’, 즉 상식을 벗어난 파격적 행동을 뜻하며, 오쿠니의 참신한 춤은 교토 사람들을 열광시켰습니다. 처음에는 여성이 연기하는 ‘온나 가부키’가 인기를 끌었으나 풍기 문제로 1629년 금지. 이어 젊은 남성의 ‘와카슈 가부키’도 1652년 금지되어, 최종적으로 성인 남성만 연기하는 ‘야로 가부키’가 확립되었습니다.

겐로쿠의 황금기
겐로쿠 시대(1688~1704년)는 가부키 최초의 황금기입니다. 에도에서 초대 이치카와 단주로가 초인적 영웅을 호쾌하게 연기하는 ‘아라고토’를 창시하고, 가미가타(교토·오사카)에서는 초대 사카타 도주로가 섬세한 연애극을 특기로 하는 ‘와고토’를 확립했습니다. 극작가 지카마쓰 몬자에몬은 ‘소네자키 신주’ 등 명작을 잇달아 발표했습니다.
무대 기술의 혁신과 3대 명작
18세기에 가부키의 무대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합니다. 무대 전체가 회전하는 ‘마와리 부타이’, 배우를 무대 아래에서 올리는 ‘세리’, 객석을 관통하는 통로 ‘하나미치’ 등이 이 시대에 탄생했습니다. 연목 면에서도 ‘스가와라덴주 데나라이카가미’ ‘요시쓰네 센본자쿠라’ ‘가나데혼 주신구라’의 3대 명작이 초연되었습니다.
메이지 이후: 근대화와 세계로의 발신
메이지 유신 후 연극 개량 운동이 일어나 리얼리즘 요소가 도입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1965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고, 현대에는 젊은 세대 배우들이 전통을 이으면서 만화를 원작으로 한 신작 가부키 등 새로운 시도에도 도전해 폭넓은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가부키의 무대와 연출
하나미치(花道)
객석을 관통하도록 설치된 통로로, 배우의 등퇴장에 사용됩니다. 관객 바로 곁을 배우가 지나가 임장감이 각별합니다. 하나미치에서 배우가 감정을 응축한 포즈 ‘미에(見得)’를 취하면, 객석에서 “나리타야!” “오토와야!” 같은 야고(옥호) 구호가 오갑니다.

쿠마도리(隈取)
빨강·파랑·갈색 등으로 얼굴에 그리는 가부키 고유의 화장입니다. 빨간 쿠마도리는 정의와 용기, 파란색은 악과 질투, 갈색은 귀신이나 초자연적 존재를 나타냅니다.
회전 무대와 세리
‘마와리 부타이’는 무대 바닥이 회전하여 끊김 없이 장면을 전환하는 장치입니다. ‘세리’는 무대 일부가 올라오는 장치로, 배우나 대도구를 극적으로 등장시킵니다. 모두 18세기 가부키에서 발명되어 이후 서양 극장에도 도입되었습니다.
가부키를 관람하려면
가부키자(도쿄 긴자)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가부키 전용 극장으로, 거의 매월 공연이 열립니다. 초보자에게는 ‘히토마쿠미세키(일막 관람석)’가 추천으로, 한 막만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영어 이어폰 가이드도 이용 가능합니다.

교토 미나미자
시조오하시 다리 옆에 위치한 일본 최고(最古)의 극장 중 하나입니다. 매년 12월 ‘가오미세 흥행’은 교토 겨울의 풍물시로, 극장 정면에 배우 이름을 적은 ‘마네키’간판이 걸리는 광경이 장관입니다.
국립극장·기타 극장
도쿄 국립극장에서는 해설이 곁들여진 ‘가부키 감상 교실’이 열려 초보자에게 특히 적합합니다. 오사카 쇼치쿠자에서도 정기적으로 가부키 공연이 열립니다.
마무리
가부키는 1603년 이즈모노 오쿠니의 춤에서 시작해, 에도 서민의 오락으로 발전하고 일본을 대표하는 종합 예술이 되었습니다. 아라고토의 호쾌함, 와고토의 섬세함, 하나미치의 임장감, 쿠마도리의 선명한 시각미. 400년에 걸쳐 갈고닦은 세계는 언어의 벽을 넘어 보는 이를 끌어들입니다. 일막 관람석과 이어폰 가이드를 활용하면 처음이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니, 일본을 방문한다면 꼭 한 번 가부키 무대를 체험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