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개
교토 히가시야마 기슭에 자리한 난젠지 경내에 발을 들이면, 거대한 산몬(三門)이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맞이해 줍니다. 가부키 ‘산몬 고산노키리’에서 이시카와 고에몬이 “절경이로다, 절경이로다”라고 연기한 무대로 알려진 이 산몬에서는 교토 시가지를 한눈에 바라보는 웅장한 파노라마가 펼쳐집니다.
난젠지는 일본의 모든 선종 사찰 중에서 가장 격식이 높은 ‘오산지상(五山之上)’이라는 별격의 지위를 가진 사원입니다. 교토 오산과 가마쿠라 오산의 전 10개 사찰의 정점에 서는 이 서열은 무로마치 시대에 아시카가 요시미쓰에 의해 정해졌으며, 600년 이상이 지난 현재까지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내의 총면적은 약 4만 5천 평(도쿄 돔 약 3개 크기)에 달하며, 이 광대한 부지에는 국보인 호조(方丈), 명승으로 지정된 가레산스이 정원, 그리고 메이지 시대에 만들어진 벽돌조 수로각이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을 단풍 시즌에는 산몬 주변과 덴주안의 정원이 불타는 듯한 빨강과 노랑으로 물들어, 연간 약 200만 명의 참배객이 찾아오는 교토 최고의 단풍 명소가 됩니다. 이 글에서는 난젠지의 역사를 창건부터 현대까지 자세히 따라가면서, 꼭 방문해야 할 볼거리, 주변 관광 명소, 교통편까지 철저히 소개합니다.
난젠지 개요
난젠지는 교토시 사쿄구에 위치한 임제종 난젠지파의 대본산입니다. 정식 명칭은 ‘다이헤이코코쿠 난젠젠지(太平興國南禪禪寺)’이며, 산호는 ‘즈이류잔(瑞龍山)’으로, 개산은 다이묘 국사·무칸 후몬, 개기는 가메야마 법황입니다.
| 정식 명칭 | 다이헤이코코쿠 난젠젠지 |
|---|---|
| 소재지 | 교토부 교토시 사쿄구 난젠지 후쿠치초 86 |
| 종파 | 임제종 난젠지파 대본산 |
| 본존 | 석가여래 |
| 개산 | 다이묘 국사·무칸 후몬 |
| 개기 | 가메야마 법황 |
| 창건 | 쇼오 4년(1291년) |
| 관람 시간 | 8:40~17:00(12월~2월은 16:30까지) |
| 관람료 | 호조 정원: 성인 600엔 / 산몬: 성인 600엔 / 난젠인: 성인 400엔 |
| 휴관일 | 12월 28일~12월 31일 |
※최신 관람 시간·요금은 난젠지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해 주세요.
난젠지는 일본 선종 사찰에서 ‘오산지상’이라는 최고 지위에 올라 있습니다. 이는 교토 오산(덴류지·쇼코쿠지·겐닌지·도후쿠지·만주지)과 가마쿠라 오산(겐초지·엔가쿠지·주후쿠지·조치지·조묘지) 전체를 넘어서는 별격의 존재입니다. 경내에는 12개의 탑두 사원이 산재해 있으며, 국보인 대호조·소호조를 비롯해 중요문화재인 산몬, 명승 정원 등 볼거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위치적으로는 히가시야마 기슭의 게아게 지역에 있으며, 지하철 게아게역에서 도보 약 10분 거리입니다. 에이칸도와 철학의 길도 도보 권내로, 히가시야마 지역 관광의 거점으로 최적입니다. 연간 참배객 수는 약 200만 명에 달하며, 특히 11월 단풍 시즌에는 하루에 수만 명이 방문하기도 합니다.
난젠지의 역사
1. 가마쿠라 시대(1291년): 가메야마 법황의 개창 — 이궁에서 선사로
난젠지의 기원은 가마쿠라 시대 중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자리에는 원래 가메야마 천황(후의 가메야마 법황, 1249~1305년)의 이궁 ‘젠린지도노’가 있었습니다. 가메야마 천황은 제90대 천황으로 재위했으나, 당시 조정은 지묘인통과 다이카쿠지통의 황위 계승 다툼(양통질립) 와중에 있었으며, 정치적으로 복잡한 시대를 살았던 천황이었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이궁에 괴이한 일이 일어나게 되어 가메야마 법황은 여러 승려에게 기도를 의뢰했으나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도후쿠지의 무칸 후몬(1212~1292년)을 초빙했는데, 무칸 후몬은 그저 조용히 좌선을 했을 뿐인데 괴이한 일이 그쳤다고 합니다. 선의 힘에 깊이 감명받은 가메야마 법황은 쇼오 4년(1291년)에 이궁을 선사로 바꾸고 무칸 후몬을 개산으로 하여 난젠지를 창건했습니다.
무칸 후몬은 중국 송나라에 건너가 경산만수사의 무준사범에게 배운 고승입니다. 그러나 개산이 된 이듬해인 쇼오 5년(1292년)에 입적해 버립니다. 그 뒤를 이은 것이 난젠지 중흥의 조라 불리는 기안 소엔입니다. 기안 소엔은 난젠지의 당우를 정비하고 사원으로서의 기반을 확립했습니다. 가메야마 법황 자신도 법황 어소를 난젠지로 옮겨 만년을 보냈으며, 쇼안 원년(1299년)에는 이곳에서 출가했습니다.
2. 무로마치 시대: 오산지상의 정점 — 아시카가 요시미쓰와 선의 황금기
난젠지가 일본 선종 사찰의 정점에 서게 된 전환점은 무로마치 시대에 찾아왔습니다. 가마쿠라 시대 말기에 고다이고 천황이 난젠지를 교토 오산 제1위로 삼았으나, 무로마치 막부의 3대 쇼군 아시카가 요시미쓰는 지토쿠 3년(1386년)에 오산 제도를 대폭 개혁하여, 난젠지를 오산보다도 더 위인 ‘오산지상’이라는 별격의 최고위에 올렸습니다.
이 시대의 난젠지는 단순한 종교 시설이 아니라 정치·외교·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했습니다. 난젠지 주지는 막부의 외교 고문으로서 일명무역의 문서 작성을 담당했으며, ‘오산문학’이라 불리는 한시문 문화가 꽃피었습니다. 기도 슈신이나 젯카이 추신 같은 명승들이 활약하여 난젠지는 일본의 지적 거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무로마치 시대의 난젠지는 화려한 번영의 이면에서 거듭된 화재에도 시달렸습니다. 오안 7년(1374년)의 대화재로 주요 당우 대부분이 소실되었고, 이후에도 분안 4년(1447년), 오닌 원년(1467년)부터의 오닌의 난으로 궤멸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오닌의 난으로 교토 시내가 초토화되었고, 난젠지도 거의 모든 건물을 잃었습니다. 오산지상의 영화는 전화 속에 사라져 갔습니다.
3. 아즈치모모야마~에도 시대: 무장들에 의한 부흥 — 이신 스덴과 도쿠가와 이에야스
오닌의 난 이후 약 100년에 걸쳐 황폐해진 난젠지에 부흥의 빛이 비친 것은 아즈치모모야마 시대였습니다. 우선 덴쇼 연간(1573~1592년)에 오기마치 천황의 칙명을 받은 겐포 레이산이 복흥에 착수했으나, 본격적인 재건은 에도 시대 초기에 들어서야 이루어졌습니다.
난젠지 부흥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 제270대 주지 이신 스덴(1569~1633년)입니다. 스덴은 임제종의 고승임과 동시에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정치 고문 ‘흑의재상’으로 알려진 인물이었습니다. 부케쇼하토와 긴추나라비니쿠게쇼하토의 기초에 관여했으며, 곤치인을 난젠지의 탑두로 이축했습니다. 스덴의 영향력으로 막부의 두터운 보호를 받은 난젠지는 차례차례 당우가 재건되어 갔습니다.
현재의 산몬은 간에이 5년(1628년)에 도도 다카토라가 오사카 전투에서 전사한 장병의 보리를 위해 기증한 것으로, 높이 약 22미터의 당당한 모습은 ‘천하용문’이라고도 불립니다. 또한 현재 국보로 지정된 대호조는 게이초 16년(1611년)에 고쇼의 건물을 하사받은 것입니다. 소호조와 함께 가노 단유의 장벽화로 장식되어 선종 건축과 모모야마 문화의 융합을 오늘에 전하고 있습니다.

4. 메이지 시대: 폐불훼석의 시련과 수로각의 탄생
메이지 유신은 난젠지에게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메이지 원년(1868년)의 신불분리령에서 비롯된 폐불훼석의 폭풍은 전국의 사찰을 덮쳤으며, 난젠지도 광대한 사령을 몰수당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많은 탑두 사원이 폐사되었고, 한때 오산지상으로 번영했던 사원은 존망의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런 난젠지에 메이지 23년(1890년), 뜻밖의 ‘건축물’이 나타났습니다. 비와호 소수의 수로교 ‘수로각’입니다. 비와호 소수는 비와호의 물을 교토 시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운하로, 그 설계를 맡은 다나베 사쿠로는 당시 겨우 21세의 젊은 기술자였습니다. 전장 약 93미터의 벽돌조 아치교가 선사의 경내를 가로지른다는 계획에 처음에는 반대도 있었으나, 고대 로마의 수도교를 떠올리게 하는 이 건축물은 지금은 난젠지를 상징하는 풍경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벽돌과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13개의 아치가 이어지는 수로각은 선사의 전통적인 경관과 서양의 근대 건축이 기묘한 조화를 보여줍니다. 인스타그램 시대인 현재에는 포토 스폿으로서의 인기도 대단하며, 아치의 연속을 배경으로 한 사진은 난젠지의 가장 유명한 이미지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수로각은 현재도 현역 수로로 기능하고 있으며, 130년 이상에 걸쳐 비와호의 물을 교토로 운반하고 있습니다.
5. 현대: 세계가 주목하는 선종 명찰
전후 난젠지는 선종 대본산으로서의 종교적 역할에 더해 관광 명소로서도 큰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1951년에 호조가 국보로 지정되었고, 호조 정원(호랑이 새끼 건너기 정원)은 국가 명승으로 지정되었습니다. 1953년에는 산몬이 중요문화재로 지정되는 등 문화재로서의 평가도 높아졌습니다.
헤이세이 시대에 들어서면서 난젠지는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급상승합니다. 선문화에 대한 관심 고조와 함께 수로각의 독특한 경관이 SNS를 통해 전 세계에 퍼져, 해외 여행 가이드북에서도 ‘교토 필수 방문지’로 소개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연간 약 200만 명의 참배객을 맞이하고 있으며, 특히 단풍철인 11월 중순~하순에는 경내 전체가 빨강·노랑·주황으로 물들어 산몬과 덴주안, 난젠인 정원은 숨 막히는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2019년부터는 대호조·소호조의 대규모 수복 사업이 진행 중이며, 가노 단유 등의 장벽화 수복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좌선 체험이나 사경 체험 등 선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어, 관광뿐만 아니라 선의 정신을 접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문을 열고 있습니다. 난젠지는 약 800년의 역사를 지키면서도 시대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살아 있는 선사’로서 그 걸음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볼거리·추천 스폿
난젠지를 방문하면 놓칠 수 없는 볼거리를 엄선하여 소개합니다. 모두 선의 미의식과 일본 문화의 정수가 응축된 장소입니다.
1. 산몬(천하용문) — 이시카와 고에몬이 본 절경
높이 약 22미터, 일본 3대 문 중 하나로 꼽히는 난젠지의 산몬은 간에이 5년(1628년)에 도도 다카토라에 의해 재건된 것입니다. 가부키 ‘산몬 고산노키리’에서 이시카와 고에몬이 “절경이로다, 절경이로다, 봄 경치는 천금의 가치라 하지만 이 고에몬의 눈에는 만량, 만만량의 가치”라고 연기하는 명장면의 무대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누상에 오르면 교토 시가지를 한눈에 바라보는 360도 파노라마가 펼쳐집니다. 동쪽에는 히가시야마의 능선, 서쪽에는 교토 타워, 북쪽에는 히다리 다이몬지야마와 히에이잔을 볼 수 있어 고에몬이 ‘절경’이라 감탄한 것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경치입니다. 누상에는 보관석가여래상과 십육나한상이 안치되어 있으며, 천장에는 가노 단유의 용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단풍 시즌에는 발아래로 펼쳐지는 붉은 단풍의 바다가 압권이며, 교토에서도 손꼽히는 뷰 스폿이 됩니다.
추천 방문 시간대는 오전 이른 시간입니다. 산몬 누상은 혼잡해지기 쉬우므로 개문 직후인 8:40~9:00에 방문하면 비교적 여유롭게 절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계단이 상당히 가파르므로 편한 신발을 신고 방문하시기를 권합니다.

2. 호조 정원(호랑이 새끼 건너기 정원) — 국보 호조와 가레산스이의 걸작
난젠지의 대호조는 게이초 16년(1611년)에 고쇼의 건물을 이축한 것으로, 국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내부에는 가노 단유의 ‘물 마시는 호랑이’를 비롯한 장벽화 120면이 장식되어 있어 모모야마 시대의 화려한 예술 문화를 오늘에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물 마시는 호랑이’는 호랑이가 물가에 몸을 엎드려 물을 마시는 모습을 약동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단유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힙니다.
대호조 앞뜰에 펼쳐지는 것이 ‘호랑이 새끼 건너기 정원’입니다. 고보리 엔슈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이 가레산스이 정원은 국가 명승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백사 위에 크고 작은 돌이 배치되어 어미 호랑이가 새끼 호랑이를 데리고 강을 건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 하지만, 보는 이의 마음 상태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합니다. 백사의 물결무늬는 물의 흐름을, 거석은 산이나 섬을 상징하며, 자연의 장대함을 한정된 공간에 응축하고 있습니다.
호조의 마루에 앉아 정원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선의 가르침에서 이런 조용한 관조도 하나의 수행입니다. 정원의 석조를 찬찬히 관찰하면 각도에 따라 보이는 모습이 달라져, 몇 번을 방문해도 새로운 발견이 있을 것입니다.
3. 수로각 — 메이지의 벽돌 아치와 선사의 조화
난젠지 경내를 동쪽으로 나아가면 갑자기 붉은 벽돌조 아치교가 나타납니다. 이것이 비와호 소수의 수로교 ‘수로각’입니다. 메이지 23년(1890년)에 완성된 전장 약 93미터, 높이 약 14미터의 이 건축물은 고대 로마의 수도교를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으로, 설계자 다나베 사쿠로가 유럽의 수도 기술을 참고했다고 합니다.
선사의 경내에 벽돌조 근대 건축이 존재한다는 언뜻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사실은 난젠지만의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벽돌의 적갈색과 주변의 녹색, 가을에는 단풍의 빨강이 어우러져 포토제닉한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아치의 연속 안에 서서 위를 올려다보면 마치 이세계로의 입구 같은 불가사의한 공간이 펼쳐집니다.
수로각은 지금도 현역 수로로 기능하고 있으며, 다리 위로 비와호의 물이 계속 흐르고 있습니다. 현재 국가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교토시의 근대화 유산으로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촬영 스폿으로는 아치의 연속을 비스듬히 찍는 구도와 아치 내부에서 안쪽을 들여다보는 구도가 인기입니다. TV 드라마 촬영지로도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4. 덴주안 — 단풍의 숨은 명소와 두 개의 정원
산몬 바로 남쪽에 위치한 덴주안은 난젠지의 개산 무칸 후몬의 탑소(묘소를 겸한 탑두 사원)입니다. 랴쿠오 2년(1339년)에 고간 시렌이 건립하고, 게이초 7년(1602년)에 호소카와 유사이가 재건했습니다. 난젠지 탑두 중에서는 비교적 작은 사원이지만, 단풍 시즌의 아름다움으로는 난젠지 최고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덴주안에는 성격이 다른 두 개의 정원이 있습니다. 본당 앞뜰은 가레산스이 정원으로, 마름모꼴 돌길과 백사, 다듬어진 철쭉이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한편 서원 남정은 지천회유식 정원으로, 연못 주위를 단풍나무가 둘러싸고 수면에 비치는 단풍은 ‘거꾸로 단풍’으로 사진 애호가들에게 인기입니다. 이 두 정원을 오가면 선의 ‘정(靜)’과 일본 정원의 ‘동(動)’이라는 대조적인 아름다움을 한 번에 체험할 수 있습니다.
단풍 최적 시즌은 매년 11월 중순~하순입니다. 가을 야간 특별 관람(라이트업)이 열리는 해도 있으며, 어둠 속에 떠오르는 단풍과 연못 수면의 반사는 숨 막히는 아름다움입니다. 난젠지 산몬이나 호조에 비해 방문객이 적어, 비교적 조용하게 단풍을 즐길 수 있는 숨은 명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5. 난젠인 — 난젠지 발상의 지
수로각을 빠져나간 곳에 있는 난젠인은 난젠지 발상의 땅입니다. 여기는 원래 가메야마 법황의 이궁 ‘젠린지도노’가 있었던 곳으로, 그 이궁을 바꾸어 난젠지가 창건되었습니다. 즉 난젠인은 난젠지 자체의 기원이며, 경내에서도 가장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소라 할 수 있습니다.
난젠인의 정원은 가메야마 법황 자신이 조원에 관여했다고 전해지는 지천회유식 정원으로, 가마쿠라 시대 말기의 정원 양식을 오늘에 전하는 귀중한 문화유산입니다. 국가 사적·명승으로 지정된 이 정원은 상지(上池)와 하지(下池)로 이루어진 이단 구성으로, 주위를 깊은 수목에 둘러싸인 유현한 분위기가 감돕니다. 용의 형태를 한 연못에 떠 있는 심자도(心字島), 연못에 흘러드는 작은 폭포, 이끼 낀 바위와 깊은 녹색 — 도시의 소음을 완전히 잊게 해주는 고요의 공간이 여기에 있습니다.
난젠인은 난젠지의 산몬이나 호조에 비해 방문자가 적어, 번잡함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선사의 분위기를 맛보고 싶은 분에게 가장 추천하는 스폿입니다. 특히 이른 아침이나 비 오는 날은 각별한 운치가 있어, 이끼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만 울리는 경내는 진정 선의 ‘무(無)’를 체감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관람료는 별도 400엔이 필요하지만, 난젠지의 본질을 접할 수 있는 장소로서 꼭 한번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주변 관광 명소
에이칸도(젠린지) — 단풍의 에이칸도
난젠지에서 북쪽으로 도보 약 5분 거리에 있는 에이칸도(정식 명칭: 젠린지)는 ‘단풍의 에이칸도’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교토 최고의 단풍 명소입니다. 경내에는 약 3,000그루의 단풍나무가 심어져 있어 11월 중순~하순에는 경내 전체가 비단 같은 색채로 감싸입니다. 특히 다호탑에서 내려다보는 단풍 절경은 교토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을 풍경 중 하나로 꼽힙니다.
에이칸도의 본존 ‘미카에리 아미다(돌아보는 아미타)’도 반드시 봐야 합니다. 왼쪽 뒤를 돌아보는 듯한 얼굴을 한 진귀한 아미타여래상으로, ‘사람들을 기다리는 자비의 모습’을 나타낸다고 전해집니다. 난젠지와 에이칸도를 함께 방문하면 선종과 정토종이라는 다른 종파의 사찰을 비교하면서 즐길 수 있어, 교토의 불교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철학의 길 — 교토의 산책로
난젠지에서 에이칸도를 거쳐 북쪽으로 이어지는 ‘철학의 길’은 교토를 대표하는 산책로입니다. 비와호 소수 분선을 따라 약 2킬로미터 이어지는 이 오솔길은 철학자 니시다 기타로가 사색에 잠기며 걸었던 것에서 그 이름이 붙었습니다. 봄에는 약 450그루의 소메이요시노가 벚꽃 터널을 만들고, 가을에는 단풍의 그라데이션이 수면에 비치는 절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길을 따라 분위기 있는 카페와 잡화점도 점재해 있어 산책 도중에 쉬어갈 수 있습니다. 철학의 길 북단에는 긴카쿠지(은각사)가 있으며, 난젠지→에이칸도→철학의 길→긴카쿠지 루트는 히가시야마 지역의 정석 관광 코스로 많은 관광객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전체 소요 시간은 도보로 약 1시간 반~2시간입니다.
게아게 인클라인 — 벚꽃 가로수와 산업 유산
난젠지 최근역인 게아게역에서 바로 걸어갈 수 있는 게아게 인클라인은 메이지 시대에 배를 대차에 실어 경사면을 오르내리게 한 경사 철도의 터입니다. 비와호 소수의 일부로서 메이지 24년(1891년)에 완성되어 쇼와 23년(1948년)까지 운행되었습니다. 전장 약 582미터의 선로 터에는 현재 양쪽에 소메이요시노가 심어져 벚꽃 명소로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봄에는 폐선 터의 선로 위를 벚꽃이 뒤덮어, 레트로한 분위기와 벚꽃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져 SNS 감성 최고의 장소가 됩니다. 난젠지 참배 전후에 들르기에 최적이며, 선로 위를 걸으면서 메이지의 산업 유산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국가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교통편
전철로 오시는 길
- 교토 시영 지하철 도자이선: 게아게역에서 도보 약 10분(가장 추천)
- JR 교토역에서: 지하철 가라스마선으로 가라스마오이케역 환승 → 지하철 도자이선으로 게아게역(약 15분)
- 게이한 전철: 산조역에서 지하철 도자이선으로 환승 → 게아게역(약 5분)
버스로 오시는 길
- 교토시 버스 5계통 ‘난젠지·에이칸도미치’ 하차, 도보 약 10분
- JR 교토역에서 시버스 5계통으로 약 35분
- ※단풍 시즌에는 도로가 정체되므로 지하철 이용을 강력히 권합니다
자동차로 오시는 길
- 메이신 고속도로 교토히가시 IC에서 약 15분
- 난젠지 주변의 민간 주차장 이용(난젠지 전용 주차장 없음)
- 단풍 시즌에는 주변 도로가 매우 혼잡하므로 대중교통 이용 권장
추천 교통편
가장 추천하는 것은 지하철 도자이선 게아게역을 이용하는 루트입니다. 게아게역에서 난젠지까지는 ‘네지리만포’라 불리는 벽돌 터널을 통과해 갈 수 있으며, 이 터널 자체도 메이지 시대의 산업 유산으로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벽돌이 나선형으로 쌓인 독특한 구조는 터널에 걸리는 선로(인클라인)의 하중을 분산시키기 위한 기술로, 토목 기술적 관점에서도 흥미로운 건축물입니다.
정리
일본 선종 사찰의 최고 지위 ‘오산지상’에 서는 난젠지는 가메야마 법황의 창건으로부터 약 800년의 역사 속에서 선의 정신·예술·건축이 융합된 유일무이한 공간을 만들어 왔습니다. 이시카와 고에몬의 명대사로 알려진 산몬의 절경, 국보 호조와 가레산스이의 명원, 그리고 메이지의 벽돌 수로각과 선사의 의외의 조화 —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발견이 있는 깊은 사원입니다.
에이칸도나 긴카쿠지, 철학의 길과 함께한 히가시야마 산책 코스의 거점으로 꼭 난젠지를 방문해 보세요. 사계절마다 표정을 바꾸는 경내는 언제 방문해도 선의 고요함과 일본의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특별한 시간을 선사해 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