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후쿠지(東福寺): 교토 최고의 단풍 명소와 선 정원의 걸작

소개

교토역에서 전철로 단 한 정거장. JR 나라선 도후쿠지역에서 내려 언덕길을 올라가면 거대한 가람군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로 도후쿠지(東福寺)입니다. 가을이 되면 쓰텐교(通天橋)에서 내려다보이는 ‘불타는 듯한 단풍의 바다’를 한눈에 보기 위해 매년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드는 이 선사(禅寺)는 교토 최고의 단풍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도후쿠지의 매력은 단풍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높이 약 22미터를 자랑하는 거대한 산몬(三門)은 현존하는 선사의 산몬 중 일본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것으로, 국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나아가 방장 정원 ‘핫소노니와(八相の庭)’는 쇼와 시대를 대표하는 조경가 시게모리 미레이(重森三玲)가 만든 근대 가레산스이(枯山水)의 최고 걸작으로, 바둑판 무늬의 이끼와 돌의 참신한 디자인은 선(禅)의 전통과 현대 미술의 융합으로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도후쿠지는 교토 고잔(五山)의 제4위에 자리하는 격식 높은 선사이며, 그 역사는 가마쿠라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나라의 도다이지(東大寺)와 고후쿠지(興福寺)에서 한 글자씩 따서 ‘도후쿠지(東福寺)’라고 이름 붙였다는 사실이 보여주듯, 창건 당초부터 웅장한 규모를 지향한 사원이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도후쿠지의 창건부터 현대에 이르는 역사를 자세히 살펴보면서, 놓칠 수 없는 볼거리, 주변 관광 명소, 교통편까지 철저하게 해설합니다. 교토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은 꼭 끝까지 읽어 주세요.

도후쿠지의 쓰텐교에서 내려다본 단풍 계곡 '센교쿠칸', 빨강·주황·노랑의 그라데이션이 펼쳐지는 가을 절경

도후쿠지 개요

도후쿠지는 교토시 히가시야마구에 위치한 임제종 도후쿠지파의 대본산입니다. 정식 명칭은 ‘에니치산 도후쿠젠지(慧日山東福禅寺)’. 산호(山号)는 ‘에니치산(慧日山)’이며, 개산(開山)은 송나라에서 귀국한 고승 쇼이치 국사(聖一国師) 엔니(円爾), 개기(開基)는 섭정 구조 미치이에(九条道家)입니다.

정식 명칭에니치산 도후쿠젠지(慧日山東福禅寺)
소재지교토부 교토시 히가시야마구 혼마치 15초메 778
종파임제종 도후쿠지파 대본산
본존석가여래
개산쇼이치 국사 엔니(円爾)
개기구조 미치이에(섭정 관백)
창건가테이 2년(1236년) 발원, 겐초 7년(1255년) 낙경
참배 시간4월~10월: 9:00~16:30 / 11월~12월 첫째 일요일: 8:30~16:30 / 12월 첫째 월요일~3월: 9:00~16:00
참배료쓰텐교·개산당: 성인 600엔(가을 특별 기간 1,000엔) / 방장 정원: 성인 500엔
정기 휴일없음(연중무휴)

※최신 참배 시간·요금은 도후쿠지 공식 사이트를 확인해 주세요.

도후쿠지는 교토 고잔(五山)의 제4위에 자리하는 선사입니다. 교토 고잔이란 무로마치 막부가 정한 임제종의 사격(寺格) 제도로, 덴류지(天龍寺, 제1위), 쇼코쿠지(相国寺, 제2위), 겐닌지(建仁寺)(제3위)에 이어 높은 격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경내의 총면적은 약 20만 제곱미터(도쿄돔 약 4.3개분)로 광대하며, 현재도 25개의 탑두(塔頭) 사원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도후쿠지라는 이름의 유래는 나라의 두 대사원 ‘도다이지(東大寺)’와 ‘고후쿠지(興福寺)’에서 한 글자씩 딴 것입니다. ‘도다이지처럼 크고, 고후쿠지처럼 융성을 극하는 사원을’이라는 개기 구조 미치이에의 웅대한 소원이 담겨 있습니다. 실제로 도후쿠지의 불전에 안치되어 있던 본존 석가여래상은 높이 약 15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불상으로, 나라의 대불에 필적하는 규모였습니다. 이 거상은 메이지 시대의 화재로 소실되었지만, 당시의 웅장한 규모를 보여주는 일화로 지금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도후쿠지는 단풍 명소로도 전국적으로 유명합니다. 경내를 흐르는 계곡 ‘센교쿠칸(洗玉澗)’에는 약 2,000그루의 단풍나무가 심어져 있으며, 가을에는 쓰텐교에서 바라보는 단풍 절경을 찾아 연간 약 4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합니다. 단풍 시즌인 11월 중순부터 12월 상순에는 평소보다 30분 일찍 오전 8시 30분에 개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도후쿠지의 역사

1. 가마쿠라 시대(1236년~): 구조 미치이에의 웅대한 꿈과 19년의 대사업

도후쿠지의 창건을 발원한 것은 가마쿠라 시대의 귀족 구조 미치이에(1193~1252년)입니다. 미치이에는 후지와라씨의 혈통을 이은 명문 구조가의 당주이며, 섭정·관백을 역임한 당시 가장 큰 권세를 자랑하던 귀족 중 한 명이었습니다. 미치이에가 이 대사원의 건립을 뜻한 배경에는 구조가의 보리사를 짓고 싶다는 개인적인 소망뿐만 아니라, 나라의 대사원에 필적하는 거대한 선사를 교토에 조영함으로써 구조가의 권위를 천하에 드러내려는 정치적 의도도 있었습니다.

가테이 2년(1236년)에 착공된 도후쿠지의 조영은 당시로서도 유례가 없는 대사업이었습니다. 나라의 도다이지와 고후쿠지에서 한 글자씩 따서 ‘도후쿠지’라고 이름 붙인 이 사원은 그 이름에 걸맞은 웅장한 규모를 목표로 했습니다. 본존 석가여래상은 높이 약 15미터, 좌우의 협시상과 함께 거대한 불전에 안치하는 계획이 세워졌고, 전국에서 일류 불사(佛師)와 목수들이 모집되었습니다.

미치이에가 개산으로 초빙한 인물은 송나라에서 수행을 쌓고 귀국한 엔니(円爾, 1202~1280년)입니다. 엔니는 스루가국(현재의 시즈오카현)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출가한 후 송나라로 건너가 6년간 엄격한 수행에 정진했습니다. 스승인 무준사범(無準師範)에게서 인가(깨달음의 증명)를 받고 귀국한 엔니는 선(禅)뿐만 아니라 천태종과 진언종에도 정통한 박학한 승려였습니다. 후에 조정으로부터 ‘쇼이치 국사’라는 호를 받은 엔니는 일본 선종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입니다. 또한 엔니는 송나라에서 제면과 제분 기술도 가져와 하카타의 우동·소바의 시조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착공으로부터 실로 19년의 세월을 거쳐 겐초 7년(1255년)에 마침내 도후쿠지는 낙경을 맞이합니다. 완성된 가람은 불전·법당·산몬·선당·고리(庫裏)·도스(東司, 화장실)·욕실의 ‘칠당가람(七堂伽藍)’을 완비한 웅장한 것으로, 그 규모는 교토 최고라고 칭송받았습니다.

도후쿠지의 산몬을 정면에서 올려다보는 구도, 거대한 목조 건축의 박력이 전해지는 앵글

2. 무로마치 시대: 교토 고잔 제4위로서의 번영과 문화의 개화

가마쿠라 시대 말기부터 무로마치 시대에 걸쳐 도후쿠지는 급속한 발전을 이룹니다. 그 최대 요인은 무로마치 막부에 의한 ‘교토 고잔(五山)’ 제도였습니다. 아시카가 요시미쓰가 정한 고잔의 서열에서 도후쿠지는 제4위에 자리하여 막부의 공식적인 비호를 받게 됩니다.

이 시대에 도후쿠지에는 전국에서 많은 수행승이 모여들었습니다. 선당에는 항상 수백 명의 승려가 기거하며 엄격한 수행 생활을 보냈다고 전해집니다. 도후쿠지의 선당은 ‘센부쓰조(選仏場)’라고도 불렸으며, 그 규모는 일본 최대급이었습니다. 또한 도후쿠지는 학문의 사찰로도 명성이 높아, 선승들은 중국의 고전 문학과 시문에도 통달한 지식인으로서 고잔 문학의 담당자가 되었습니다.

탑두 사원도 이 시대에 비약적으로 증가했습니다. 고승의 제자들이 각각 소사원을 건립하여, 최성기에는 50개 이상의 탑두가 도후쿠지의 광대한 경내에 즐비했다고 합니다. 현재도 25개의 탑두가 남아 있으며, 훈다인(芬陀院), 료긴안(龍吟庵), 레이운인(霊雲院) 등은 각각 아름다운 정원으로 유명합니다.

또한 도후쿠지는 선종 미술의 일대 거점으로도 기능했습니다. 송·원나라에서 전래된 불화와 묵적(墨蹟)이 다수 소장되어, 일본 수묵화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깃산 민초(吉山明兆, 1352~1431년)는 도후쿠지의 화승(画僧)으로서 수많은 불화를 남겼으며, ‘민초’라는 이름은 무로마치 시대 일본 화단에서 특별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민초가 그린 ‘오백나한도(五百羅漢図)’는 당시의 최고 걸작으로 높이 평가받아 현재도 도후쿠지의 사보(寺宝)로서 소중히 보존되고 있습니다.

3. 오닌의 난과 대화재: 거듭되는 시련과 사라진 거대 불상

도후쿠지의 역사에서 최대의 전환점이 된 것은 거듭되는 화재입니다. 오닌 원년(1467년)에 발발한 오닌의 난은 교토 전역의 사찰과 신사를 전화에 휩쓸었는데, 도후쿠지도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주요 가람의 일부가 소실되었고 많은 탑두도 잿더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도후쿠지에게 가장 치명적이었던 것은 메이지 14년(1881년)에 발생한 대화재입니다. 이 화재에서 불전과 법당이 동시에 화염에 휩싸여 완전히 소실되어 버립니다. 특히 심각했던 것은 창건 이래 600년 이상에 걸쳐 신앙을 모아온 본존 석가여래상이 이 화재로 소실된 것입니다. 높이 약 15미터의 거대한 석가여래 좌상은 나라의 대불에 필적하는 규모를 자랑하며 도후쿠지의 상징적 존재였습니다. 현재 도후쿠지 산몬 앞에 안치되어 있는 불수(佛手, 왼손만 약 2미터)는 이 거대 불상의 일부로, 과거의 규모를 오늘날에 전하는 귀중한 유구입니다.

거듭되는 화재에도 불구하고 도후쿠지가 완전히 소실되지 않은 것은 기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국보인 산몬은 기적적으로 화재를 면해 무로마치 시대 초기의 건축을 그대로 오늘날에 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선당과 도스, 욕실 같은 수행 관련 건조물도 소실을 면해 선사로서의 기능은 끊기지 않았습니다. 나아가 민초를 비롯한 화승들이 남긴 수많은 명화와 개산 엔니에 관련된 귀중한 묵적도 승려들의 필사적인 반출 작업에 의해 화재로부터 지켜졌습니다.

4. 메이지~쇼와: 가람의 재건과 시게모리 미레이의 정원 혁명

메이지의 대화재로 불전과 법당을 잃은 도후쿠지에게 가람의 재건은 비원이었습니다. 그러나 과거와 같은 거대한 가람을 복흥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필요했고, 메이지 정부의 폐불훼석(廃仏毀釈)의 영향도 있어 재건은 쉽지 않았습니다.

쇼와 9년(1934년), 반세기 이상의 세월을 거쳐 마침내 본당(불전 겸 법당)이 재건됩니다. 설계를 담당한 것은 교토제국대학 교수 시모다 기쿠타로로, 철근 콘크리트 구조이면서도 전통적인 선종양식의 의장을 도입한 근대 건축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천장에는 도모토 인쇼가 용의 그림을 그려 새로운 도후쿠지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도후쿠지의 재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건이 쇼와 14년(1939년)의 방장 정원 ‘핫소노니와(八相の庭)’ 조성입니다. 이를 만든 것은 당시 35세의 젊은 조경가 시게모리 미레이(重森三玲, 1896~1975년)였습니다. 시게모리는 ‘영원한 모던’을 내걸고 기존 일본 정원의 상식을 근본부터 뒤엎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제안했습니다.

방장의 동서남북에 네 개의 정원을 배치한 ‘핫소노니와’는 가레산스이의 전통적인 기법을 사용하면서도, 바둑판 무늬와 역동적인 석조 등 모던 아트를 연상시키는 참신한 의장이 특징입니다. 특히 북쪽 정원의 바둑판 무늬는 이끼와 잘린 돌을 교대로 배치한 체커보드 같은 디자인으로, 당시에는 찬반양론을 불러일으켰지만 오늘날에는 근대 일본 정원의 최고 걸작으로서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시게모리 미레이는 도후쿠지의 정원을 시작으로 일본 각지에서 200개 이상의 정원을 설계하여 근대 조경사에 거대한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5. 현대: 세계가 주목하는 선의 정원과 단풍의 사찰

현대의 도후쿠지는 단풍 명소로서만이 아니라, 선 문화와 근대 정원 예술의 발신지로서 국내외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시게모리 미레이의 ‘핫소노니와’는 2014년에 국가 지정 명승으로 등록되어 그 문화적 가치가 다시금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쇼와 시대에 조성된 정원이 국가 명승으로 지정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시게모리의 디자인이 얼마나 혁신적이었는지를 보여줍니다.

단풍 시즌의 도후쿠지는 교토에서도 손꼽히는 인기 관광지입니다. 쓰텐교에서 내려다보는 약 2,000그루 단풍나무의 단풍은 ‘쓰텐모미지(通天紅葉)’라고 불리며, 빨강·주황·노랑의 그라데이션이 계곡을 가득 메우는 광경은 압권 그 자체입니다. 단풍이 절정을 맞이하는 11월 중순부터 12월 상순에는 하루에 수만 명이 방문하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니며, 쓰텐교 위에서는 멈춰 서서 사진을 찍는 것이 금지될 정도로 혼잡합니다.

최근에는 해외에서의 관심도 급속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시게모리 미레이의 정원은 구미의 디자인·건축 전문지에서 자주 특집되며, ‘일본의 전통과 모더니즘의 완벽한 융합’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또한 2023년에는 탑두 료긴안의 국보 방장이 특별 공개되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도후쿠지는 현재도 임제종 도후쿠지파의 대본산으로서 약 370개의 말사를 통괄하며, 좌선회와 사경 체험을 통해 선의 가르침을 널리 전하고 있습니다.

볼거리·추천 명소

도후쿠지를 방문하면 빠뜨릴 수 없는 명소를 엄선하여 소개합니다. 단풍 명소로서의 매력은 물론, 국보 건축과 혁신적인 정원 등 계절을 불문하고 즐길 수 있는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쓰텐교와 센교쿠칸의 단풍

도후쿠지를 이야기할 때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쓰텐교(通天橋)에서 바라보는 단풍 절경입니다. 방장과 개산당을 잇는 이 목조 다리 회랑은 계곡 ‘센교쿠칸(洗玉澗)’ 위에 놓여 있으며, 다리 위에서 발아래로 펼쳐지는 약 2,000그루의 단풍나무를 조망할 수 있습니다.

‘쓰텐모미지(通天紅葉)’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경관은 단풍이 절정을 맞이하는 11월 중순부터 12월 상순에 걸쳐 그야말로 숨이 멎을 듯한 아름다움을 자아냅니다. 다리 위에 서면 발밑부터 저 멀리 가운교(臥雲橋)까지 빨강·주홍·주황·노랑·초록의 그라데이션이 계곡을 가득 메우며, 마치 단풍의 운해 위에 떠 있는 듯한 감각을 느끼게 됩니다.

여기서 알아두면 좋은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도후쿠지의 단풍이 이토록 아름다운 것은 사실 사람의 손에 의한 오랜 노력의 결과입니다. 과거 도후쿠지 경내에는 벚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었지만, 무로마치 시대의 화승 깃산 민초가 ‘꽃놀이 잔치가 수행에 방해가 된다’며 모든 벚나무를 베어내고 대신 단풍나무를 심었다고 전해집니다. 민초의 이 과감한 결단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쓰텐모미지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단풍 시즌 참배 팁으로는 개문 직후인 오전 8시 30분(가을 특별 참배 기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오전 중의 부드러운 빛이 단풍잎을 비추어 빛나는 모습은 각별하며, 비교적 사람도 적어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단풍 시즌 중에는 쓰텐교 위에서 멈춰 서거나 촬영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 주세요.

쓰텐교 위에서 내려다본 센교쿠칸의 단풍, 빨강과 주황의 단풍나무가 계곡을 가득 메운 절경

산몬(국보)

도후쿠지의 산몬은 무로마치 시대 초기인 오에이 32년(1425년)에 재건된 웅장한 누문입니다. 높이 약 22미터, 정면 폭 약 25미터를 자랑하며, 현존하는 선사의 산몬 중 일본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국보로 지정된 이 산몬은 도후쿠지의 규모를 상징하는 존재입니다.

‘산몬(三門)’이란 ‘삼해탈문(三解脱門)’의 줄임말로, 불교에서의 ‘공(空)·무상(無相)·무작(無作)’이라는 세 가지 깨달음의 경지를 나타냅니다. 이 문을 지나감으로써 번뇌를 떠난 청정한 세계에 들어선다고 하며, 선종 사원에서 산몬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건조물입니다.

도후쿠지의 산몬이 특별한 것은 그 압도적인 규모만이 아닙니다. 누상(2층 부분)에는 석가여래상과 십육나한상이 안치되어 있으며, 천장과 기둥에는 극채색의 불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들은 무로마치 시대의 화승 민초와 그 제자들에 의한 것으로 전해지며, 60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선명한 색채를 유지하고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누상은 보통 비공개이지만, 특별 공개 시에는 꼭 올라가 보세요. 누상에서 내려다보는 경내의 풍경은 도후쿠지의 광대함을 실감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 포인트입니다.

산몬 앞에 섰을 때 꼭 주목해야 할 것은 그 건축 구조의 정교함입니다. 거대한 기둥과 복잡하게 짜인 두공(斗栱, 처마를 지탱하는 나무 짜임)은 선종양(唐様)이라 불리는 중국 유래의 건축 양식의 정수를 모은 것으로, 못을 한 개도 사용하지 않고 짜올려져 있습니다. 600년 이상에 걸쳐 교토의 비바람을 견뎌온 목조 건축의 기술력에 저절로 경외감을 품게 될 것입니다.

방장 정원 ‘핫소노니와(八相の庭)’ (시게모리 미레이 작·국가 지정 명승)

도후쿠지의 방장 정원 ‘핫소노니와(八相の庭)’는 쇼와 14년(1939년)에 조경가 시게모리 미레이가 만든 근대 가레산스이의 최고 걸작입니다. 방장(본방)의 동서남북 네 방향에 각기 다른 디자인의 정원을 배치하고, 불교의 ‘팔상성도(八相成道)’에서 따와 ‘핫소노니와’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2014년에 국가 지정 명승으로 등록되어, 쇼와 시대의 조경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남쪽 정원은 가장 역동적인 정원입니다. 백사 위에 18개의 거석이 4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배치되어 있으며, 각각이 ‘봉래(蓬莱)’ ‘방장(方丈)’ ‘영주(瀛洲)’ ‘호량(壺梁)’이라는 신선이 사는 섬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거석의 힘찬 조형과 백사의 파문의 대비는 보는 이에게 우주적 스케일을 느끼게 합니다.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북쪽 정원일 것입니다. 깔린 돌과 이끼를 바둑판 무늬로 배치한 이 디자인은 도후쿠지를 방문한 적이 없는 사람도 사진으로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정연하게 늘어선 정사각형의 격자는 안쪽으로 갈수록 간격이 좁아지며 이끼 속으로 녹아들듯 사라집니다. 이 원근법적 기법은 한정된 공간에 무한한 깊이를 만들어내는 시게모리 미레이만의 발상입니다. 정원 연구자들로부터는 ‘선의 사상을 몬드리안의 회화처럼 표현했다’라고 평가받기도 합니다.

서쪽 정원은 철쭉 전지와 백사로 이전 무늬(井田模様)를 표현한 정원, 동쪽 정원은 원기둥으로 북두칠성을 표현한 정원으로, 모두 시게모리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빛납니다. 네 개의 정원을 천천히 순서대로 감상하면 전통과 혁신이 훌륭하게 융합된 시게모리 미레이의 정원 세계를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소요 시간은 30분~1시간 정도를 예상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도후쿠지 방장 정원 '핫소노니와' 북쪽 정원, 바둑판 무늬로 배치된 이끼와 깔린 돌이 안쪽으로 사라지는 디자인

선당(중요문화재)

도후쿠지의 선당은 중세의 선종 건축을 오늘날에 전하는 귀중한 유구로,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정면 약 15칸(약 27미터), 안쪽 깊이 약 8칸(약 14미터)이라는 규모는 현존하는 선당 중 일본 최대급입니다. 조와 3년(1347년)에 재건된 이 건물은 약 68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선당이란 수행승이 좌선을 하는 전용 건물입니다. 당내에는 ‘단(単)’이라 불리는 폭 약 1미터의 좌선용 대가 벽을 따라 설치되어 있으며, 수행승은 이 단 위에서 좌선을 하고 식사를 하며 수면을 취합니다. 즉 선당은 좌선의 장소이자 식당이며 침실이기도 한 것입니다. 도후쿠지의 선당에는 약 400명의 승려가 동시에 수행할 수 있었다고 전해지며, 과거 도후쿠지의 규모가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줍니다.

현재도 도후쿠지의 선당에서는 수행승에 의한 좌선이 계속되고 있어 선의 수행도장으로서의 전통은 끊기지 않았습니다. 일반 참배객이 당내에 들어가는 것은 보통 불가능하지만, 밖에서 창문 너머로 당내의 소박하고 팽팽한 공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장식을 일절 배제한 공간은 선의 ‘무(無)’의 정신을 체현하고 있는 듯합니다. 선종 건축에 관심이 있는 분은 난젠지(南禅寺)의 법당과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입니다.

선당 근처에는 도스(東司)라 불리는 선사의 화장실도 남아 있습니다. 무로마치 시대의 건물로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한 번에 100명이 사용할 수 있는 대규모의 것입니다. 선종에서는 화장실도 수행의 장소로 여겨져 용변을 볼 때에도 엄격한 예법이 있었음을 이 건물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료긴안(국보)과 개산당

료긴안(龍吟庵)은 도후쿠지의 탑두 사원 중 하나로, 개산 쇼이치 국사 엔니의 거주지 터에 세워졌습니다. 그 방장은 무로마치 시대 초기의 건축으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방장 건축으로서 국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보통은 비공개이지만 연중 몇 차례의 특별 공개 시에는 귀중한 내부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료긴안에는 또 하나의 볼거리가 있습니다. 바로 시게모리 미레이가 만년에 만든 세 개의 정원입니다. ‘무(無)의 정원’ ‘용(龍)의 정원’ ‘불리(不離)의 정원’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정원들은 방장 정원 ‘핫소노니와’에서 더욱 진화한 시게모리의 조형 세계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용의 정원’은 붉은 모래와 검은 돌로 용이 바다에서 승천하는 모습을 표현한 대담한 작품으로, 시게모리 예술의 도달점이라고도 불립니다.

료긴안 근처에 위치한 개산당(常楽庵)은 도후쿠지의 개산 엔니의 목상을 안치한 당우입니다. 상층에 덴에카쿠(伝衣閣)라 불리는 누각을 가진 독특한 건축 양식이 특징으로, 금각사(金閣寺)의 사리전을 연상시키는 우아한 모습입니다. 개산당 앞에는 가레산스이와 지천식(池泉式)을 결합한 정원이 펼쳐져 있으며, 쓰텐교와 함께 도후쿠지 단풍의 중심 구역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개산당과 쓰텐교를 잇는 회랑에서의 조망은 도후쿠지에서도 특히 훌륭한 전망 포인트입니다. 단풍 시즌은 물론이고, 신록의 계절에는 푸른 단풍이 계곡을 푸르게 덮으며, 겨울에는 앙상한 가지 사이로 비치는 빛이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쓰텐교의 혼잡을 피하고 싶은 분은 이쪽 회랑에서의 전망을 즐기는 것도 추천합니다.

주변 관광 명소

후시미이나리 대사

도후쿠지에서 도보 약 15분, 또는 JR 나라선으로 한 정거장 거리에 위치한 후시미이나리 대사(伏見稲荷大社)는 전국에 약 3만 개 있는 이나리 신사의 총본궁입니다. 주칠의 센본도리이(千本鳥居)가 산비탈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광경은 교토를 대표하는 상징적 풍경으로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후쿠지와 후시미이나리 대사는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어 함께 방문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추천 루트는 오전 중에 도후쿠지를 참배한 후 도보로 후시미이나리 대사로 향하는 코스입니다. 도후쿠지의 장엄한 선의 공간에서 후시미이나리의 선명한 주칠과 활기찬 세계로. 대조적인 두 가지 신앙의 형태를 하루에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이 지역만의 특별한 경험입니다.

후시미이나리 대사는 자유 참배(24시간 개방)이며 참배료도 무료이므로 도후쿠지 참배 후에도 부담 없이 들를 수 있습니다. 이나리산 정상까지 올라가면 왕복 약 2시간이 소요되지만, 센본도리이 입구 부근만으로도 충분히 그 매력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도후쿠지의 고요한 선의 세계와 후시미이나리의 화려한 신도의 세계를 비교하면서 걷는 것도 교토 관광의 묘미 중 하나입니다.

센뉴지

도후쿠지에서 도보 약 10분 거리에 있는 센뉴지(泉涌寺)는 ‘미테라(御寺)’라는 통칭으로 알려진 황실과 연이 깊은 사원입니다. 역대 천황의 보리소(菩提所)로서 숭경을 모아왔으며, 경내에는 시조천황을 비롯한 역대 천황의 능묘(月輪陵·後月輪陵)가 있습니다.

센뉴지의 최대 볼거리는 불전에 안치된 ‘양귀비관음상(楊貴妃観音像)’입니다. 남송에서 전래되었다고 하는 이 목조 관음보살 좌상은 그 아름다움에서 중국의 미녀 양귀비에 빗대어 이름 붙여졌습니다. 갸름하고 우아한 얼굴 생김새는 대륙 불상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미인 기원’의 효험이 있다고 하여 많은 참배객이 찾아옵니다.

센뉴지는 도후쿠지에 비해 관광객이 적어 조용히 참배를 즐길 수 있는 것이 매력입니다. 도후쿠지의 붐비는 곳을 지난 후 센뉴지를 방문하면, 황실의 보리소에 걸맞은 단정한 공기에 마음이 씻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단풍 시즌에는 도후쿠지만큼의 혼잡이 없어 숨은 명소로서도 추천합니다.

기요미즈데라

도후쿠지에서 버스로 약 15분, 교토를 대표하는 관광지인 기요미즈데라(清水寺)도 도후쿠지와 함께 방문하기 좋은 곳에 있습니다. ‘기요미즈의 무대(清水の舞台)’로 알려진 본당의 무대는 못을 한 개도 사용하지 않고 짜올린 목조 건축의 걸작으로, 절벽 위로 돌출된 높이 약 13미터의 무대에서의 전망은 압권입니다.

기요미즈데라는 세계유산 ‘고도 교토의 문화재’의 구성 자산 중 하나로, 연중 국내외에서 많은 참배객이 찾아옵니다. 도후쿠지가 선종의 엄격한 미학을 체현하는 사원인 데 반해, 기요미즈데라는 서민 신앙의 중심으로 사랑받아 온 사원입니다. 두 사원을 비교함으로써 교토 불교 문화의 다양성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추천하는 관광 코스로는 오전 중에 도후쿠지를 참배한 후 버스로 기요미즈데라 방면으로 이동하여, 기요미즈데라와 그 주변의 니넨자카·산넨자카를 산책하는 코스가 효율적입니다. 기요미즈데라 주변에는 교토다운 기념품 가게와 디저트 가게도 많아 하루 종일 교토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교통편

전철로 가는 방법

도후쿠지에 전철로 방문하는 경우, 가장 가까운 역은 2곳입니다. JR 나라선 ‘도후쿠지역’과 게이한 본선 ‘도후쿠지역'(동일 역사)으로, 어느 쪽에서 내리더라도 도보 약 10분이면 도후쿠지의 닛카몬(日下門)에 도착합니다. 교토역에서는 JR 나라선으로 단 1정거장(약 3분)으로 접근성이 매우 좋습니다. 오사카 방면에서는 게이한 본선으로 ‘도후쿠지역’까지 직통으로 올 수도 있습니다. 또한 게이한 본선 ‘도바카이도역’에서도 도보 약 10분으로 접근 가능합니다.

버스로 가는 방법

교토 시버스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202계통·207계통·208계통에 승차하여 ‘도후쿠지’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하세요. 버스 정류장에서 도후쿠지까지는 도보 약 5분입니다. 단, 단풍 시즌(11월 중순~12월 상순)에는 주변 도로가 매우 혼잡하여 버스가 크게 지연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전철 이용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자동차로 가는 방법

자동차로 방문하는 경우에는 메이신 고속도로 ‘교토미나미IC’에서 약 20분, 한신 고속 8호 교토선 ‘가모가와니시IC’에서 약 15분입니다. 도후쿠지에는 참배객용 무료 주차장이 있지만, 수용 대수가 적으므로(약 30대) 특히 단풍 시즌에는 금방 만차가 됩니다. 단풍 시즌 중에는 주차장이 폐쇄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대중교통 이용을 추천합니다. 주변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도후쿠지역 주변에 몇 개의 유료 주차장이 있습니다.

추천 교통편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교토역에서 JR 나라선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단 1정거장·약 3분이면 도착하므로, 교토 관광의 거점으로 교토역 주변에 숙박하시는 분에게는 매우 편리합니다. 단풍 시즌에는 임시 열차가 운행되기도 합니다. 또한 도후쿠지와 후시미이나리 대사(伏見稲荷大社)는 JR 나라선으로 인접한 역이므로 하루에 효율적으로 둘 다 둘러볼 수 있습니다.

JR 도후쿠지역에서 도후쿠지로 향하는 참도, 가을에는 단풍 터널이 되는 거리

정리

도후쿠지는 교토 고잔 제4위의 격식을 갖춘 선사로, 쓰텐교에서의 단풍 절경, 일본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국보 산몬, 그리고 시게모리 미레이가 만든 혁신적인 방장 정원 ‘핫소노니와(八相の庭)’까지, 볼거리가 응축된 교토 최고의 명찰입니다. 가마쿠라 시대의 창건으로부터 약 800년의 역사를 지니며, 거듭되는 화재를 극복하면서도 선의 수행도장으로서의 전통을 지켜온 도후쿠지의 발자취는 일본 불교사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풍 시즌은 물론 훌륭하지만, 신록의 푸른 단풍이나 눈 쌓인 겨울 정원 등 사계절을 통해 각각의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교토역에서 단 한 정거장이라는 접근성의 좋음도 매력입니다. 꼭 도후쿠지를 방문하여 선의 정신과 일본 정원의 아름다움을 직접 체감해 보세요.

교토의 선사에 관심이 있는 분은 난젠지(南禅寺)료안지(龍安寺) 글도 꼭 읽어 보세요. 각각 다른 선의 세계가 펼쳐져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1

A.일반적인 소요 시간은 약 1시간~1시간 반입니다. 쓰텐교·개산당 구역과 방장 정원 ‘핫소노니와’를 각각 30~45분씩 예상하시면 좋습니다. 단풍 시즌에는 혼잡으로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탑두의 특별 공개 시에는 30분~1시간 정도 추가해 주세요.

2

A.쓰텐교·개산당은 성인 600엔(가을 특별 기간은 1,000엔), 방장 정원은 성인 500엔입니다. 사전 예약은 불필요하며 당일 현장 접수에서 결제합니다. 단풍 시즌에는 입장에 긴 줄이 생기므로 개문 직후 방문을 추천합니다.

3

A.매년 11월 중순부터 12월 상순이 절정이며,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11월 하순입니다. 가을 특별 참배 기간 중에는 오전 8시 30분에 개문되므로 이른 아침 방문이 가장 추천됩니다. 단풍 시기는 해마다 전후하므로 방문 전에 최신 단풍 정보를 확인해 주세요.

4

A.후시미이나리 대사(도보 약 15분 또는 JR로 1정거장)와 센뉴지(도보 약 10분)가 특히 가까워 함께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후시미이나리 대사는 24시간 참배 가능하며, 센뉴지는 황실과 연이 깊은 고요한 사원입니다. 기요미즈데라 방면으로도 버스로 약 15분이면 접근할 수 있습니다.

5

A.시게모리 미레이(1896~1975년)는 쇼와 시대를 대표하는 조경가·정원 연구가로, 스스로 200개 이상의 정원을 설계했습니다. ‘영원한 모던’을 내걸고 전통적인 가레산스이에 모던 아트의 감성을 도입한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후쿠지의 ‘핫소노니와’는 출세작이며, 2014년에 국가 지정 명승으로 등록되었습니다.

Photo: PlusMinus / +- (CC BY-SA 3.0) / 663highland (CC BY 2.5) / Wikimedia Commons (Free License)